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개선안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차갑다. 노골적인 태양광 발전 죽이기와 물음표가 붙는 풍력 발전 정책이 담겼다는 평가다.
7일 태양광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며 “사실상 발전사와 대기업, 중견기업들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을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를 열고 ‘에너지 환경 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급격한 보급확대 위주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낮은 비용 효율성, 계통부담의 가중, 주민수용성 악화, 국내 산업 생태계 약화 등의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보고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준 ▲비용효율적 ▲계통 기반 ▲주민 수용성 기반 ▲국내 산업 발전과 함께라는 5대 정책 방향과 16개 과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주민수용성 제고 및 이격거리 규제 가이드라인 등 태양광 발전 업계가 반길만한 과제들이 일부 포함됐다.
그러나 그 외 대부분의 개선안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태양광발전 업계의 예상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1㎿ 이하 태양광 무제한 접속제도의 개선’이다.
산업부는 2016년 7월 ‘에너지신산업 성과확산 및 규제개혁 종합대책’에서 사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1㎿ 이하의 소규모 신재생 투자에 대한 무제한 계통접속을 공표했다.
태양광 발전업계는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단순히 계통에 대한 영향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1㎿ 이하 소규모 태양광 사업이 축소될 수밖에 없는 만큼 태양광 발전 시장 전반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업계 관계자는 “계통 문제를 지적하며 소규모 태양광 접속을 제한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모듈, 인버터 등 태양광과 관련된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발표에서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하면서 정책은 반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 이하 소규모 태양광이 접속계통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도 일부 억울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태양광발전업계 관계자는 “무제한 접속이라고 했지만 호남, 영남 등 특정 지역의 경우 송배전 시설이 부족해 사실상 무제한이 아니었다”며 “1㎿ 이하 소규모 태양광도 부담이 된다면 발전량이 훨씬 큰 풍력 발전은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텐덤 셀 상용화 ▲탄소검증제 강화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보급 확대 등도 기업의 배만 불리는 정책으로 보고 있다.
텐덤 셀, 탄소검증제 강화 등은 직접적으로 대기업, 중견기업들과 연관된 사업이다.
또 유휴부지의 경우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그동안 정부에게 부지 위치를 요청했지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그렇지 않아도 최근 태양광 발전 공사업체들이 줄고 있는데 노골적으로 규모가 있는 기업만 밀어주는 것 같다”라며 “큰 기업과 관계가 있는 일부 업체만 살아남게 될 텐데 신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역행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에서 풍력 발전에 대한 정책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그나마 나은 평가를 받는다.
대형터빈, 핵심부품, 설치선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을 가속하고 국산부품 사용 유도 등 국내 풍력산업 체인을 고도화하는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개선안이 구체적인 방법을 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한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 비율은 2021년 약 87대 13에서 2030년 60대40으로 조정한다는 내용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지만 자세한 방법은 거론되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줄여서 비율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전력수급계획에 2030년 이후까지의 풍력 발전 보급 계획이 정해져 있고 이번 개선안이 소규모 태양광 발전의 보급량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풍황 계측기의 허가요건 및 사업허가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계측 데이터를 판매하기 위해 풍황계측기를 설치하는 이른바 ‘알박기’는 그동안 풍력발전업계에서 꾸준히 문제로 거론돼왔는데 대응이 늦었다는 것이다.
또 실제로 사업을 하기 위해 풍황계측기를 설치하는 진성사업자와 알박기를 하는 가성사업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업계에서도 고민이 깊은 부분이다.
최덕환 한국풍력산업협회 대외협력팀장은 “RPS 시장은 축소하고 RE100 등 민간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향과 민간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의 기조는 보인다”며 “입지와 계통에 대한 관리는 보이지만 민간시장으로 넘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은 희미하고 계통 부분에서 전력 당국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