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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와 태양광발전을 동시에…'영농형태양광' 농촌이 들썩인다

  • 지앤비쏠라
  • 2018-02-02 1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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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와 태양광발전을 동시에…'영농형태양광' 농촌이 들썩인다

 

머니투데이방송 박경민 기자2017/12/25 08:02

경남 고성의 영농형태양광 단지에서 태양광발전을 위한 패널 아래로 농기계가 지나가고 있는 모습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경민 기자] 벼농사를 짓는 농지 위 4m 높이에 드문드문 태양광발전을 위한 패널이 설치돼 있다. 태양광 패널의 간격을 떨어뜨려 아래의 벼가 충분히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태양광 설비를 지탱하는 구조물 사이의 간격은 트랙터나 콤바인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설계됐다. 논에서 벼와 전기를 함께 생산하는, 이른바 전기농사와 벼농사를 함께 짓는 영농형태양광 현장의 모습이다. 

앞으로 이러한 영농형태양광 현장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0%로 높이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영농형태양광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일부 지역은 벌써부터 3.3m²당 2~3만원 수준이었던 땅값이 5만원에 육박하는 등 과열조짐도 나타난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에서 농작물 재배와 태양광발전사업을 함께 하는 일종의 융합사업으로, 위에는 태양광 발전을 위해 패널을 설치하고 아래는 벼농사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행 농지법 상 농업진흥구역(구 절대농지)에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영농형 태양광은 사업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산업부와 농림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여건 개선을 위해 농지법과 농지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영농형 태양광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기술적 가능성은 충분하다. 얼핏 농지 상부의 태양광발전 설비가 햇빛을 가려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할 것 같지만 실증결과 그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논리는 식물의 '광포화점 이론'이 뒷받침한다.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는 햇빛을 받은 식물의 엽록소가 광합성을 하면서 생산되는데, 이때 최대치의 광합성 수준을 광포화점이라고 한다. 

광포화점 이론에 따르면 식물의 광합성 정도는 빛의 세기에 따라 계속 증가하다가 광포화점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일조량만 확보하면 식물이 자라는 데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에 쓰고 남는 햇빛을 전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은 없지만 독일, 일본 등에선 이미 실증이 완료단계에 있다. 이탈리아 역시 포도농장 등에 영농형태양광을 적용해 운영중이다.
독일 Lake Constance지역에 설치된 194.4kW 규모의 영농형태양광 실증단지. 태양광 아래에서 밀, 감자, 셀러리 등을 생산한 결과 일반 농지와 비교해 18~19%의 손실이 나타났지만 농장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40%를 충당했고, 남는 전기를 판매해 부가가치도 창출했다.

독일에서 감자와 샐러리, 밀 등을 태양광발전설비 밑에서 재배했는데 감자, 밀, 샐러리 등의 손실은 18~19%에 그쳤다. 일반 농지와 비교해 80%의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고,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팔 수 있는 셈이다.  
 
 
한국도 과거 버섯이나 인삼 등 그늘에서 자라는 작물에 주로 적용하던 영농형태양광을 발전시켜 최근에는 벼 등 햇빛이 필요한 농작물까지 확대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경남 고성군의 한 논에서 영농형태양광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시작된 실증사업은 현재 첫 추수를 마쳤고 일반 농지에서 자란 벼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영농형태양광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그만큼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은 국내 환경에서 좋은 햇빛이 있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농지는 양질의 햇빛이 보장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태양광발전의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농지 전체를 태양광 발전설비로 덮는 기존 방식과 달리 농지의 상부를 활용하기 때문에 농지의 현저한 감소가 없고, 농가가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벼를 수확해도 태양광발전은 계속해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영농형태양광을 통해 연 1000만원 이상의 추가적인 농가소득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단순히 농작물만 재배하던 것에 비해 최대 30%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
논 위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패널을 드문드문 배치해 농작물의 생장에 필요한 햇빛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했다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영농형태양광은 농민들이 직접 자신의 농지 위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고, 농사를 병행하기 때문에 외지인들이 농촌의 토지를 매입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이익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정부는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현재 시작단계인 영농형태양광 실증을 내년 40MW 규모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농민들이 태양광 사업을 하고 싶어도 정보나 노하우가 없어고, 절차가 너무 어려워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복잡한 절차를 개선하고, 설치비를 보조하는 등 사업환경조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협동조합방식 등 농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모델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대 등 햇빛농사, 전기농사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중간 유통업체나 시공업체 등이 폭리를 취하거나 농민의 이름만 빌려 이익을 독점하는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정보제공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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